서울 주요 대규모 재건축 단지이자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시범아파트'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고 최고 65층 초고층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시범아파트 재건축이 오랜 부침 끝에 정상화 궤도에 오르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안이 마무리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여의도 국제금융도시' 위상에 걸맞은 최고 65층, 2500가구 규모의 대표 단지이자 '한강과 도시가 조화를 이루는 수변단지'로 거듭난다.

기획안을 보면 시범아파트는 인근 63빌딩(250m)과 파크원(333m)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200m 높이 범위 이내(최고 60~65층)에서 'U자형'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65층으로 추진될 경우 서울시내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높은 건축물이 된다.

여의도 국제업무지구와 연계해 업무-주거지 간 단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했다. 한강변과 여의대방로 저층부에는 문화·전시·상업·커뮤니티·창업·업무 등 다양한 복합기능 도입을 전제로 용적률을 기존 300%에서 400%로 올렸다.

공공기여분을 활용해 한강변에는 '문화공원'을 조성한다. 전망데크와 문화시설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매력적인 수변공간인 '그레이트 선셋 한강'의 대표 명소로 만든다는 목표다.

 

도로로 단절됐던 도시와 한강을 연결하기 위한 보행체계 개선안도 마련했다. 현재는 원효대교 진입 램프와 차도가 있어 단지와 한강공원이 단절돼 있는데, 이곳에 문화공원과 한강공원을 연결하는 입체 보행교를 만들 계획이다. 또 보도 폭이 1m 남짓으로 비좁고 어두워 걷기 불편했던 여의대방로는 보도 폭을 10m로 대폭 넓히고, 가로를 따라 상가를 배치해 활력있는 상업로를 조성한다.

신속통합기획안이 마무리되면서 주민들은 올해 안에 이를 토대로 정비계획안을 만들어 심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비계획안이 완성되고 정비구역 지정도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신속통합기획의 절차 간소화를 적용받아 정비계획과 지구단위계획 절차가 동시에 진행되고, 도시계획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와 사업시행계획 통합심의로 사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1971년 준공돼 올해 52년차인 시범아파트는 2017년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확정됐으나 2018년 '여의도 통개발(마스터플랜)'에 가로막혀 사업 추진이 보류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하며 사업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부침을 겪으며 장기간 표류해왔으나, 선제적인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한강변 주거단지 재건축의 선도모델로 떠오를 것"이라며 "신속통합기획이 서울시민의 주거안정과 주택공급 확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